평온한 우수리스크
피곤했는지 정신없이 자다보니 어느 덧 우수리스크에 도착했다. 우수리스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15분었다. 중국 연길에서 오전 7시 10분에 출발했으니 정확히 7시간만에 도착한 것이다. 육체적 피로는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다행이었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우선 시간(블라디보스톡)을 대강 확인하고 유심칩을 구입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왔다. 터미널을 마주하고 있는 곳에 떡하니 MTC(우리 나라 SK텔레콤 같은 통신사)가 있었다. 들어가서 좀 걱정을 했는데 친절한 남자 직원이 러시아말 하나 못하는 나를 위해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영어를 왠만큼 하는 직원이었다. 데이터 무제한이라는 말을 듣고 그걸로 하겠다고 하였다. 유심칩의 가격은 250루블(5000원). 구입하고 나와서 주변을 좀 구경하고 싶었다. 들어올 때 보았던 정교회 사원이나 기타 모습등을 사진기에 담고 싶어서 발걸음을 그곳으로 옮겼다.
너무나도 평온했던 정교회 사원.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블라디보스톡이나 우수리스크 곳곳에 정교회 사원이 있다. 아쉽게도 예배를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이날도(토요일)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보이긴 했다. 사원을 지키는 경비실 같은 건물이 밖에 있었고, 주변은 울타리로 쳐져 있었지만 출입을 금지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입구가 제한적인 중국에 비해서 이런 것들은 참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몇 걸음 더 앞을 향하니 혁명비같은 것이 있었다. 비석이 주변으로는 병풍처럼 어떤 인물들의 이름이 새겨진 벽이 있었다. 그들이 아무래도 혁명에 가담하거나, 아니면 이 것을 짓기 위해서 기부한 이들의 이름으로 추정되었다. 아마 전자가 맞을 것 같다. 웅장해 보이진 않아도 그래도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골목을 흘러흘러 들어가 골목 끝에 공원이 있었다. 정확한 지명은 알 수 없었지만 지역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원이었다. 배낭을 짊어진 배낭여행객들이 찾을 만한 곳은 아니었지만 내겐 이런 공간들이 더 의미있었다. 작은 호수 사이에 지어진 다리에는 사랑과 우정을 약속하는 자물쇠들이 매달려 있었고, 사람들은 한적하게 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결혼을 하게 되면 해야될 일들이 많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래도 행복할 수만 있다면.
공원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너무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될 것 같아 다시 터미널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물론 내가 다닌 곳들이 모두 터미널을 기점으로 도보로 10분~15분에 다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약간의 허기가 느껴져 터미널 반대편 마트에서 25루블(500원)짜리 빵을 구입했다. 빵은 좀 딱딱했는데 가운데 단 맛이 나는 것 빼고는 맛있었다. 그리고 나서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하는 버스표(502번/280루블)를 구매했다. 구매한 시간이 거의 5시가 다 된 시간이었는데, 5시 04분 버스였다. 신속히 플랫폼으로 향했더니 다행히 버스가 출발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었다. 서 있는 러시아인에게 이 버스가 맞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해서 탑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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