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출발, 연길에서 우수리스크
시작할 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끝은 언제나처럼 찾아온다. 금요일이 그렇다. 월요일을 맞이할 때는 금요일이 기다려지는만큼 언제 올까 생각이 들다가도 곧, 누가 보내지 않아도 금요일이 온다. 금요일에 떠나지 않고 하루 쉬고 토요일에 떠나기로 한 것은 참 잘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육로로 가고 또 긴 시간을 버스 안에서 보내야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이 필요했다. 푹 쉬었다고 말할 수 없는 금요일이 흐르고 토요일이 되었다. 매일같이 출근을 위해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나 챙긴 배낭을 메고 동북아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집 앞 버스 정거장에서 버스(1원)를 타고 다행히 곧바로 터미널로 가는 것이 있어서 쉽게 도착하였다.
연길중심버스역으로 되어 있는 곳에 아침 6시 30분이 되어서 도착하였다. 쌀쌀 맞은 티켓 판매원의 안내를 받으며 표를 샀는데 버스터미널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연길에서 바로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공식적인 버스는 없었기에 우수리스크까지 가는 표(346원)를 구매하였다. 버스 승차는 10분 정도 전부터 시작하였다.
우수리스크까지는 가는 버스는 7시 05분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한 5분 늦게 출발하였다. 승객은 고려인으로 보이는 아줌마 3분과 중국 아저씨 3명, 그리고 나까지 총 7명이었다. 신기하게도 버스기사 아저씨가 러시아 분이었다. 아무래도 이 버스 자체를 러시아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버스는 편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 80년대 정도의 시외버스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버스를 타고 7시간 정도를 가려고 생각하니 막막했지만 중간에 쉬고, 쉬고 하기 때문에 상관없을 것 같았다.
우수리스크까지 가기전에 1번의 출국심사와 1번의 입국심사를 한다. 훈춘에 9시 10분경에 도착하여서 몇몇의 승객을 더 태우고(그래봤자 10명 정도의 승객이 전부였다.) 9시 25분 경 훈춘을 출발하였다. 한 20분을 국경쪽으로 움직여서 허허벌판같은 곳으로 가더니 그곳의 출국심사장으로 향했다. 중국쪽은 그래도 깔끔하게 정돈된 건물이었다. 사람이 적어서 그랬는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심사를 마치고 다시 자기 짐을 들고 버스로 올라탔다. 그리고 15분 정도를 더 타고 가면 러시아쪽 입국심사를 할 수 있는 건물이 나오는데 중국에 비해서 훨씬 낙후된 건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크라츠키노라는 곳인데 이곳에서 어여뿐 입국심사원의 심사(러시아는 대신 입국카드를 작성해준다.)를 받고 가방검사(가방검사시에는 훈련견이 냄새를 맡고 검사한다.)를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10시 45분쯤 다시 출발하였다. 이렇게 심사를 빨리 마칠 줄 몰랐는데 뭔가 느낌이 좋았다. 너무 빨리 도착하는 게 아닌지 괜히 설레이기도 했다. 확실히 러시아 땅을 밟자 마자 중국과는 다른 느낌으로 풍경들이 다가왔다. 같은 허허벌판이지만 왠지 모르게 '와 내가 러시아에 있구나!'하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2시간 정도를 달려(12시 45분---이제부터는 러시아 시간 오후 2시 45분/러시아와 중국의 시차는 2시간)에 휴게소에 들렸다. 처음엔 이게 뭐지 했는데 휴게소였다. 당시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아서 화장실만 이용(20루블)하고 버스에 다시 탑승했다. 날씨가 바람이 불어서 제법 쌀쌀했다. 같이 탄 승객들은 빵도 사먹고 샤슬릭 꼬치도 사먹고 하였다. 그리고 훈춘에서 탄 중국인 커플은 연길에서 탄 중국인 아저씨들과 그 자리에서 환전(중국돈을 러시아돈으로)도 하는 것 같았다. 작은 간이 휴게소 같아 보였는데 없을 것 없이 다 있었다. 그리고 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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