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 걸음(Traveling)

[차이나 다이어리 72] 좋은 벗과 산에 오르는 건, 昆嵛山

카네프스키 2016. 5. 3. 22:31

좋은 벗과 산에 오르는 건

 

봄이다. 한 봄이다.

나른한 마음을 한껏 품은채 봄을 맞이해도 좋은 날들이다.

학교 조리원으로 일하는 웨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웨이는 최근에 친해진 벗이다. 중국에서 벗이 있다는 것은 나름 힘이 된다.

중국인 친구는 깊게 사귀면 사귈수록 많은 교훈을 준다.

굳이 조언해 주지 않아도 그들의 행동이 그렇다.

웨이도 그런 친구이다.

그래서 더욱 더 잘해주고 싶은

 

우리가 향한 곳은

웨이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쿤위산

지린에서 온 그는 한국에서도 살아본 적이 있는 친구이다.

부모님이 연태로 이사오면서 같이 오게 되었는데 바쁘게 살다보니 안 가본 곳이 많은가 보다.

 

연태대 동문에서 웨이를 기다렸다. 그는 연태역에서 타고 온다고 했다.

우리는 정확히 약속한 시간에 만나서 쿤위산(昆嵛山)가는 버스를 탔다.

쿤위산가는 방법은

旅1버스를 타고가면 된다.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연태동문을 기준으로 1시간 정도가면 된다.

버스안에서 쿤위산 입장료까지 다 파는데 보통 타오찬(세트)으로 해서 60원 가량을 받는다.

우리가 간 날은 5.1절이었기 때문에 사람이 무척 많아서 특별버스를 운행하였다.

이상하게 문경학원, 무핑시내를 돌아돌아 사람들을 태우고 갔다.

연휴여서 그런지 차도 무척이나 막혀서 3시간 가량이나 지나서야 우리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가뜩이나 멀미가 심해서 먼곳을 버스로 못가는 웨이는 참고 참아서 도착지가 다 되서야 표정이 좋아졌다.

그런데도 불평 한마디 없이.

 

난 이미 쿤위산을 여러번 가봤다. 혼자도, 동료샘들과도 와봤으니, 굳이 안가도 됐지만

중국인 친구가 부탁하는데(중국에서 이런 일은 흔치 않다.) 거절할 수도 없었고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갈 마음을 정했다.

그런데 이게 왜인걸, 우리가 도착한 곳은 다행히 내가 가보지 않은 곳이었다.

처음엔 가이드에게 九龙池(jiulongchi)에서 내려달라고 했는데 그녀가 깜빡 잊고 종점이 되서야 알려주었다.

종점이 바로 내가 가보지 않았던 곳이었다. 无染寺(wuransi)

 

无染寺에서 도착해서 차가 안으로 갈 수가 없어서 30분 정도를 걸어서 입구로 갔다.

지친기색이 우린 역력했다.

바로 보이는 곳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모든 밥은 말하지 않았는데도 웨이가 다 싸왔다.

빵과 오이, 토마토, 땅콩, 맥주 그리고 생전 처음 먹어보는 소힘줄.

한국인친구와 간다고해서 많이도 준비했지만 과하지도 않고 딱 정성이 가는 그만큼.

감동이었다.

 

맥주캔을 6개나 가져와서 사이좋게 3개씩 나눠 마셨는데

취기가 올라서 과연 산에나 오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밥을 먹고 나서 시계를 보니 벌써 1시가 다 되었다.

바로 출발해서 평탄한 길을 걸으니 계곡이 나왔다.

한국과 비슷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전에 가본 코스보다 이 코스가 맘에 들었던 건

우선, 평탄한 길이 대부분이고

다음은 계곡이 군데군데 있어서 발도 담그고 음식 같은 것도 먹기 좋고

무엇보다도 很美(매우 아름다웠다)

 

웨이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낮의 술과

한 낮의 햇빛과

한 낮의 계곡의 물소리가

나를 달뜨게 만들었다.

 

우리는 힘든 여정으로

돌아오는 길은 꾸벅꾸벅 졸 수 밖에 없었지만

다음 여행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